예비 신부와 함께 쓰는 웨딩 디렉팅 앱 만들기
카톡과 메모장에 흩어져 있던 웨딩 준비 정보를, 디렉터와 예비 신부가 함께 보는 고객용 앱으로 설계한 과정입니다.
- 핵심 성과
- 고객별 웨딩 준비 페이지 체크리스트·타임시트·미팅 로그를 한곳에
- 사용 도구
- 업무 프로세스 정리, 데이터베이스 설계, AI, 고객 공유 페이지, 웹/앱 개발
- 발행일
비가 정말 많이 오던 날이었어요. 그날은 제 작업실이 아니라 고객의 작업실로 컨설팅을 하러 갔어요. 웨딩 디렉팅을 하는 오아드 컬렉티브, '효킴'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김효경 대표님의 작업실이었죠.
테이블에 놓인 컵에도 오아드 컬렉티브가 새겨져 있었어요. 대표님이 직접 만든 굿즈였어요. 노트북 화면이 잘 보이는지 확인하고, 그날의 작업을 시작했어요.
주제는 웨딩을 준비하는 고객이 쓰는 앱이었어요.
신부님 한 분에게 쌓이는 것들
웨딩 디렉팅은 신부님 한 분당 챙겨야 할 일정과 문의가 계속 쌓이는 일이에요. 그 정보가 카톡과 메모장에 흩어져 있었고, 효경 대표님은 그걸 머릿속에서 매번 다시 조립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출발점을 '본식 당일'로 잡았어요. 그날 하루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그 하루를 준비하기 위해 거쳐 가는 체크 사항을 고객과 어떻게 나눌지부터 정했죠.
저는 어떤 시스템이든 기능보다 '업무 흐름'부터 봐요. 누가 정보를 들고 있고, 어디서 막히고, 같은 질문이 몇 번 반복되는지요. 웨딩 디렉팅이라면 그 흐름의 끝에 본식 당일이 있어요. 끝에서부터 거꾸로 따라가면, 언제 무엇을 주고받아야 하는지가 보이거든요.
사실 저도 몇 달 전에 결혼식을 치렀어요. 그때 이런 앱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었어요.
업체 계약을 고객이 직접 남기게 하자
대화 중에 효경 대표님이 짚은 고객 유형이 있었어요. 1인 업체들과 하나씩 따로 계약을 하고 오는 고객이에요. 어디랑 계약했는지 물으면, 본인도 정리가 안 돼 있는 경우가 있대요.
그래서 방향을 이렇게 잡았어요. 고객이 계약한 업체를 앱에 직접 넣으면, 대표님이 그걸 보고 빠진 게 없는지, 확인할 게 남았는지를 봐 주는 흐름이에요. 버튼 하나로 고객이 남기고, 디렉터가 점검하는 구조죠.
체크리스트를 '주는 것'과 '받는 것'으로 나눴어요
체크리스트는 크게 둘로 나눴어요. 대표님이 고객에게 주는 것, 그리고 고객이 대표님에게 줘야 하는 것.
대표님이 주는 것에도 두 종류가 있었어요.
- 정보 공유용 — 대표님이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자료를 '참고하세요' 하고 건네는 것
- 진행용 —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꼭 주고받아야 하는 것
이 둘을 나눠 두면, 고객은 무엇을 읽어 두면 되고 무엇에 답해야 하는지 바로 알 수 있어요. 원래 만들고 싶어 했던 연락처 목록도 이 자리에서 함께 넣기로 했어요.
무엇을 언제까지 보내야 하는지가 체크리스트에 적혀 있으면, 같은 질문을 카톡으로 몇 번씩 주고받을 일이 줄어요. 대표님 머릿속에서 매번 조립하던 정보가, 고객과 함께 보는 화면으로 옮겨 가는 거죠.
화면을 하나씩 확인하며 정한 것들
다음은 고객이 실제로 보게 될 화면을 하나씩 확인했어요.
- 안내 문구는 '고객에 맞게 진행한다'는 뜻이 담기도록 바꿔요. 대표님은 진행 방식에 유연함이 보이길 원했어요.
- 항목을 누르면 아래로 펼쳐지는 방식으로 보여 줘요.
- 이미지는 넣지 않고 텍스트만 써요. 저는 작게라도 이미지를 넣는 걸 제안했는데, 대표님은 이미지 하나가 주는 인상에 오아드의 이미지가 갇히는 게 싫다고 했어요. 그래서 텍스트로 가기로 했죠.
- 페이지 안의 모든 정보는 오아드 컬렉티브의 지적 자산이며, 함부로 가져갈 수 없다는 안내를 넣어요.
- 고객이 음향 파일(MP3)을 올릴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요.
- 타임시트를 넣어서 당일 순서를 보기 편하게 해요.
고객이 편집 화면을 열었을 때 무엇을 체크하게 할지, 공지는 어떤 식으로 보여 줄지도 하나씩 여쭸어요. 화면에 들어갈 말은 그 일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정해야 하거든요.
PDF 한 장을 모두가 나눠 갖도록
마지막으로 PDF 추출 버튼을 만들기로 했어요. 인쇄용으로 바로 쓸 수 있는 형태로요. 그러면 고객도 갖고, 대표님도 갖고, 당일 진행 팀도 같은 자료를 갖게 돼요. 본식 당일, 모두가 같은 문서를 보고 움직일 수 있는 거죠.
하나를 더 제안했어요. 고객과는 보통 두세 번 미팅을 하는데, 그 미팅 기록이 앱 안에 있으면 어떨까 하고요. '여기로 연락하세요', '이건 언제까지 어떻게 해 오세요' 같은 내용을 미팅 로그로 남기는 거예요. 메뉴에 추가하기로 했어요.
다음 시간까지 할 일
메뉴는 이 정도면 괜찮겠다고 정리하고, 남은 일을 나눴어요.
- 대표님 과제: 콘티 부분을 고객에게 어떻게 보여 줄지 정해 오기
- 개발: 비밀번호 찾기 기능
- 개발: PDF 다운로드 기능
- 추가 메뉴: 미팅 로그
해 와야 할 걸 확인하고 나니, 대표님이 "끝났다" 하며 크게 숨을 내쉬셨어요. 콘티 화면만 정해지면, 신부님 한 분의 준비 과정이 한곳에 모이는 앱이 돼요.
웨딩을 준비하는 모든 예비 신부님들이 효킴을 만났으면 좋겠어요.
자주 묻는 질문
고객에게 보여 주는 페이지에서 제 노하우가 새어 나가지 않을까요?
완벽히 막을 수는 없지만, 보여 줄 범위와 안내는 설계할 수 있습니다. 오아드 컬렉티브는 고객 화면에 페이지 안의 모든 정보가 지적 자산이며 무단으로 가져갈 수 없다는 안내를 넣었어요. 대표가 내부에서 쓰는 정보와 고객에게 공유하는 정보를 처음부터 나눠 두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고객 전용 앱도 만들어 주시나요?
앱은 납품하는 방식이 아니라, 데이터베이스 설계를 마친 다음 단계로 함께 만듭니다. 오아드 컬렉티브도 체크리스트와 화면 구성을 대표님이 직접 정하고, 필요한 기능을 회차마다 하나씩 더해 가는 방식으로 진행했어요.
웨딩처럼 고객마다 진행이 다른 일도 체크리스트를 표준화할 수 있나요?
네, 모두에게 공통인 뼈대와 고객마다 달라지는 부분을 나눠 설계하면 됩니다. 오아드 컬렉티브는 체크리스트를 대표가 주는 것(정보 공유용·진행용)과 고객이 줘야 하는 것으로 나누고, 안내 문구에는 고객에 맞게 진행한다는 유연함을 담았어요. 업체 계약처럼 고객마다 다른 정보는 고객이 직접 입력하게 했습니다.
고객별 체크리스트를 인쇄용으로 뽑을 수 있나요?
네, 가능합니다. 오아드 컬렉티브는 고객 화면에 PDF 추출 버튼을 두어, 고객과 대표, 당일 진행 팀이 같은 자료를 나눠 가질 수 있게 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