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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딩 디자인 에이전시디블러 · 최은빈 대표님

디자인회사 ‘디블러’의 시스템 설계 A to Z

프로젝트와 자료가 흩어져 있던 브랜딩 에이전시 디블러가 노션으로 팀의 업무 구조를 정리한 과정을 소개합니다.

핵심 성과
체계적인 기업 시스템 완성 모든 직원이 만족하는 업무 시스템
사용 도구
업무 프로세스 정리, 데이터베이스 설계, 고객 공유 페이지
발행일
템플릿은 저희도 써 봤어요. 그런데 우리랑 맞지 않는 한계가 있더라고요. — 최은빈 대표님

디블러는 8년 차 브랜드 디자인 스튜디오예요. 최은빈 대표님과 일곱 명의 팀원이 함께 일하고 있죠.

은빈 대표님과의 인연은 '시스템'이 아니라 '랜딩페이지'에서 시작됐어요. 노션으로 랜딩페이지를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저를 찾아오셨거든요. 그 무렵 킵코드의 브랜드 디자인도 디블러에 맡기게 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일이 많아졌고요.

그 대화가 1년 넘는 컨설팅으로 이어졌습니다. 초반에는 2주에 한 번, 시스템이 자리를 잡은 지금은 한 달이나 두 달에 한 번씩 만나고 있어요. 그 시간을 순서대로 따라가 볼게요.

  1. 랜딩페이지 의뢰로 첫 만남
  2. 페이지 하나보다 회사 전체의 시스템 기획이 먼저라는 판단
  3. 회사 안에 있는 것들을 훑고, 로드맵부터 그리기
  4. 팀원들의 적응 기간, 그리고 과거 데이터 옮기기
  5. 지금은 한두 달에 한 번 만나며 계속 고쳐 나가는 중

처음: 랜딩페이지 하나로 시작된 대화

랜딩페이지 작업을 하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대표님이 먼저 느끼셨어요. 페이지 하나를 잘 만드는 것보다 회사가 노션을 어떤 구조로 쓸지 '시스템 기획'이 먼저 필요하겠다고요.

그렇게 랜딩페이지에서 출발한 일이 노션 시스템 개선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그 전: 단톡방, 그리고 복사해서 쓰는 캘린더

컨설팅 전 기록 방식을 여쭸더니, 은빈 대표님은 망설임 없이 '정말 안 좋았다'고 하셨어요. 디자이너들은 창의적인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라 정리에 손이 잘 안 간다고, 아니 바빠서 못 하는 거라고 웃으며 덧붙이셨죠.

처음엔 카카오톡 단톡방으로 일했어요. 뭘 찾으려면 단톡방을 한참 거슬러 올라가야 했고요. 다른 협업 도구를 잠깐 쓰다가 노션을 알게 됐고, 노션에 캘린더를 만들어 대표·팀장·사원이 각자의 하루를 적었습니다.

방식은 이랬어요. 전날 페이지를 복사해서 쓰고, 다음 날 또 복사해서 쓰고.

대표님 기억으로는 제가 그 캘린더를 보자마자 '이건 기록이 아니다'라고 했다고 해요. 매일 복사되는 페이지는 쌓이기만 하고 서로 이어지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노션 안의 기능을 제대로 쓸 수 있게 구조를 새로 짜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첫 회차들: 만들기 전에 로드맵부터

첫 컨설팅 날, 대표님은 문장을 정말 많이 적어 오셨어요. 브랜드 디자인을 할 때 고객에게서 이야기를 최대한 많이 듣고 해결책을 찾는 것처럼, 회사 이야기를 가능한 한 많이 가져오신 거예요.

저는 그 이야기를 들으며 회사 안에 있는 것들을 하나씩 훑었고, 가장 먼저 앞으로 만들어 나갈 것들의 '로드맵'을 그렸어요. 그다음에 하나씩 만들어서 서로 연결했고요.

대표님은 그 장면을 '알고리즘 만들듯이 연결해서 트리를 만드는 것 같았다', '코딩 현장을 보는 느낌이었다'고 표현하셨어요. 하나를 건드리면 연결된 곳이 알아서 따라 바뀌는 구조였거든요.

우리 안에 있는 것들을 싹 다 훑고, 가장 먼저 한 게 앞으로 만들어 나가야 할 것들에 대한 로드맵이었어요. — 최은빈 대표님

노션은 흰 도화지 같아서, 어떤 목적으로 쓰느냐에 따라 페이지가 천차만별로 달라진다고 대표님도 말씀하셨죠. 남이 만든 템플릿에는 남의 업무 구조가 들어 있어요. 그래서 우리 회사에 이미 있는 것들을 먼저 꺼내 놓고, 그 위에 구조를 세우는 순서로 갔습니다.

첫 일주일: 손에 익기까지

팀원들의 적응은 쉽지 않았어요. 한 일주일은 정말 힘들었다고 하셨거든요.

대표님 자신도 몸에 익히기 어려운데, 그걸 배워서 팀원들에게 다시 가르치다 보면 빠지는 부분이 생길 수밖에 없었죠. 화면을 보면서 체크하고, 기록하고, 다시 작업하고. 그 사이를 오가는 게 처음엔 버거웠다고 해요.

그 시기를 지나 손에 익고 나서는 이야기가 달라졌어요. 이제는 '노션 없이는 일을 못 한다'고 하실 정도예요.

최근에 새로 들어온 팀원들에게 카테고리마다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쭉 설명해 주셨는데, 다른 회사에 다니다 온 팀원 한 분이 이렇게 체계가 잡혀 있는 게 놀랍다고 했대요. 내 개인 페이지 안에서 누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내가 무엇을 인계받았고 무엇을 넘겨야 하는지, 자료가 어디 있는지 다 찾을 수 있어서 편하다고요.

데이터를 채우던 시기: 가장 힘들었던 구간

사실 구조를 만드는 것보다 오래 걸린 건 그 안을 '채우는' 일이었어요.

디블러의 8년 치 데이터를 전부 옮길 수는 없어서, 1년 치만이라도 옮기기로 했어요. 그것만 해도 옮기고, 고치고, 빠진 정보를 다시 알아내서 채워야 했죠. 컨설팅 중에 제가 내드리는 과제를 하는 동안은 정말 힘들어하셨어요.

대표님은 인터뷰에서 앞으로 킵코드를 찾을 분들께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정말 절실하지 않으면 하지 말라고 하셨어요. 무언가를 만들면 거기에 데이터를 채우고, 그걸 매일 이어 가야 시스템이 퇴화하지 않고 좋아진다는 이유였습니다.

그 고생이 끝나고 어느 순간 애쓰지 않아도 일이 돌아가는 걸 느꼈을 때, 가장 뿌듯했다고 하셨어요.

1년이 지난 지금: 팀이 매일 여는 화면들

직원들 만족도를 높인 페이지가 뭐냐고 여쭸더니, 대표님은 어려운 질문이라며 '다인 것 같다'고 하셨어요. 하나씩 꼽아 보면 이래요.

  • 연차 신청: 대표에게 따로 말하지 않고 들어가서 신청해요. 근로기준법상 알려야 하는 연차 사용 촉진 안내도 시스템이 대신 챙겨요.
  • 출근과 야근: 출근하면 출근 버튼을 누르고, 야근하면 숫자만 적으면 야근 수당이 계산돼 찍혀요.
  • 할 일과 인계: 자기 할 일을 정리하고, 인계받은 일은 바로바로 떠요.
  • 프로젝트 페이지: 프로젝트 하나에 모든 게 연결돼 있어서, 들어가면 내가 한 일과 동료가 한 일, 앞으로의 진행이 다 나와요.
  • 스크랩 페이지: 디자이너들이 가장 좋아하는 곳이에요. 매주 스크랩을 하며 디자인 스터디를 하는데, 그 자료를 모아 두고 서로 몰랐던 정보를 나눠요.

디자인은 자료가 정말 귀한 직업이잖아요. 예전엔 작업하다가 그 자료를 못 찾거나 날려 버리는 일이 많았대요.

고객 쪽에도 변화가 있었어요. 예전엔 카카오톡이나 메일로 자료를 보내 드렸는데, 링크가 만료됐다거나 노트북이 갑자기 멈췄다며 다시 보내 달라는 요청이 자꾸 왔다고 해요.

지금은 브랜드마다 '고객 소통 페이지'가 있어요. 그 안에 견적서, 계약서, 1차 시안, 아이데이션, 회의록, 방문 기록, 최종 발주서가 다 들어 있죠. 고객은 따로 요청하지 않아도 자기 브랜드 페이지에 들어가서 보면 돼요. 고객분들이 가장 편해하는 부분이라고 하셨어요.

대표님이 가장 힘주어 말씀하신 건 '자부심'이었어요. 중소기업이 욕을 먹는 이유 중 하나가 체계가 없다는 것이고, 체계를 만들 시간이 없으니 그렇게 된다고요. 대기업은 아니지만 체계 안에서 시스템을 만들었고, 그걸 다 같이 쓰고 있다는 데서 자부심을 느낀다고 하셨어요.

디블러 팀원분들이 이 시스템을 아끼며 열심히 써 주시는 걸 볼 때마다, 저는 진심으로 좋아요.

그리고 지금도 만드는 중

누군가 대표님께 '아직도 하냐고, 더 개발할 게 남았냐'고 물었대요. 대표님 답은 '있다, 너무 많다'였어요.

인터뷰 끝자락에도 다음에 할 일로 매뉴얼 정리와 매출 정리 이야기가 나왔어요. 팀원들이 시스템을 잘 쓸수록 '이건 안 된다', '이것도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 생기거든요. 그게 다음 회차의 재료가 됩니다.

언젠가 컨설팅 중간에 대표님이 '쌤, 아직도 노션이 정말 재미있어요?' 하고 물어보신 적이 있어요. 저는 망설임 없이 '네, 지금도 재미있어요'라고 답했고요. 그렇게 1년 넘게, 한 회사의 시스템이 자라는 걸 옆에서 함께 보고 있습니다.

대표님은 킵코드가 디블러에서 맡고 있는 역할을 이렇게 정리해 주셨어요. 큰 회사엔 회계팀, 인사팀, 디자인팀, 마케팅팀이 따로 있지만 작은 회사는 그럴 수 없다고요. 대표가 해야 하는 일 가운데 일부를 대신 맡는 자리라는 뜻에서 붙여 주신 이름이에요.

인사팀이나 회계팀처럼, 일종의 시스템팀이요. 시스템 디렉터, SD 같은 느낌입니다. — 최은빈 대표님

자주 묻는 질문

대표만 컨설팅을 받고 팀원들에게 전달해도 되나요?

가능하지만, 직원과 함께 참여하시는 쪽을 권해요. 디블러 대표님도 혼자 배워서 다시 가르치면 빠지는 부분이 생긴다고 하셨어요. 컨설팅에는 직원이 함께 들어올 수 있고, 실제로 관리를 맡을 담당자가 같이 하면 속도가 빨라집니다. 모든 화면을 녹화해 드리기 때문에 참여하지 못한 팀원도 나중에 다시 볼 수 있어요.

몇 년 치 쌓인 자료를 전부 옮겨야 시작할 수 있나요?

아니요, 전부 옮길 필요는 없어요. 디블러도 8년 치 대신 최근 1년 치부터 옮겼어요. 시작할 때는 자료를 따로 정리해 오지 마시고, 지금 쓰는 견적서·계약서·안내 문구 같은 실제 파일을 그대로 가져오시면 됩니다. 무엇부터 만들지 우선순위만 정해 오셔도 충분해요.

연차와 출근, 야근 기록도 같은 시스템에서 관리할 수 있나요?

네, 할 수 있어요. 디블러는 연차 신청, 출근 버튼, 야근 시간 입력과 수당 계산을 한 시스템 안에 두고 있어요. 다만 회사마다 근무 형태와 규정이 달라서, 지금 쓰는 인사 자료를 그대로 가져오시면 그걸 기준으로 구조를 잡습니다.

컨설팅이 끝난 뒤 새로 들어온 직원은 어떻게 배우나요?

대표님이나 담당자가 직접 가르칠 수 있게 되는 게 목표예요. 킵코드는 납품이 아니라 함께 만들면서 고쳐 쓰는 법까지 익히도록 진행하고, 모든 화면을 녹화해 드려서 다시 볼 수 있어요. 디블러도 지금은 대표님이 신규 팀원에게 카테고리가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직접 설명하고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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