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EPCODE
다른 칼럼 보러가기

업무 자동화 전에 먼저 만들어야 할 업무 구분표

정리되지 않은 업무에 자동화를 붙이면, 엉킨 일이 더 빨리 엉킵니다. 데이터베이스 설계와 자동화, AI, 웹앱 개발보다 먼저 만들어야 할 '업무 구분표'의 칸 구성과 따라 만들 수 있는 예시, 사람과 시스템에 일을 나누는 기준을 실제 사례로 정리했습니다.

이주희#업무 자동화 #시스템 설계

상담을 하다 보면 "그냥 바로 자동화해 주세요"라는 말을 종종 들어요. 문의가 들어오면 안내가 알아서 나가고, 결제가 늦으면 알아서 다시 알려 주고, 보고서는 AI가 정리해 주는 그림이죠. 저도 그 끝에는 자동화와 AI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방향은 같아요. 다만 출발점이 달라요.

자동화보다 먼저 만들어야 할 게 있어요. 우리 회사의 일을 한 줄씩 적고, 누가·언제·무엇을·어디에 남기는지, 매번 같은 방식으로 하는 일인지 상황을 보고 판단하는 일인지, 사람이 지켜야 할 순간인지 시스템에 맡겨도 되는 일인지를 나눈 '업무 구분표'예요. 이 표가 있어야 데이터가 쌓일 자리를 설계하고, 그 위에 자동화와 AI, 필요하다면 우리 회사만의 웹앱까지 올릴 수 있어요.

업무 기획부터 데이터베이스 설계, 자동화, AI, 웹앱 개발까지 700건이 넘는 컨설팅에서 한 번도 바꾸지 않은 순서예요. 이 글에서는 구분표에 어떤 칸이 필요한지, 실제 고객사 흐름으로 만든 예시, 사람과 시스템에 일을 나누는 기준, 그리고 표를 계속 고쳐 쓰는 방법까지 차례로 정리해 볼게요.

자동화부터 붙이면 왜 업무가 더 엉킬까요?

자동화는 정해진 일을, 정해진 순간에, 사람 대신 해 주는 장치예요. 거꾸로 말하면 무엇을 언제 할지 정해지지 않은 일에는 붙일 곳이 없어요. 그래도 억지로 붙이면 어떻게 될까요? 엉킨 흐름이 사람 손을 거치지 않고, 더 빨리 돌아가요.

작은 회사에서 자주 마주치는 장면이 있어요. 문의는 카톡, DM, 전화, 설문지로 흩어져 들어와요. 이렇게 입구가 여러 개면 무엇을 계기로 다음 안내를 보낼지부터 정할 수가 없어요. 같은 정보가 사람마다 다른 모양으로 적혀 있기도 해요. 한 칸에 날짜와 금액과 메모가 섞여 있으면 사람은 읽어도 시스템은 읽지 못해요. 저는 이런 기록을 '비정형 데이터'라고 불러요. 자동화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태죠.

그렇게 미루다 보면 결국 일이 터져요. 대표가 자리를 비우면 일이 돌아가지 않고, 계약금은 받았는데 잔금을 언제 받았는지 확인이 안 돼 매출에 구멍이 나요. 사람을 더 뽑으면 나아지겠지 싶어 채용을 하면, 고정비만 늘기도 하고요. 탑국어탑수학 최보나 대표님도 인터뷰에서 비슷한 말씀을 하셨어요. 로스를 줄이려고 사람을 더 뽑는데, 사람이 많아지면서 오히려 로스가 더 생기는 경우가 있다고요.

비용도 따져 봐야 해요. 디블러 최은빈 대표님과 세미나 흐름을 그리던 날, 자동화할 지점을 표시하다 보니 어느새 '돈' 이야기가 되어 있었어요. 문자와 알림톡은 보낼 때마다 비용이 들고, 이메일은 무료거든요. 어디에 붙일지 정하지 않고 시작하면, 필요 없는 발송에도 돈이 나가요.

그래서 앞단을 건너뛰고 자동화부터 해 달라는 말을 들으면, 저는 '씨를 뿌리지도 않고 나무를 키워 달라'는 부탁처럼 느껴진다고 말씀드려요. 앞단의 정리는 솔직히 지겹고 하기 싫을 수 있어요. 그래도 그 일을 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어요.

지금 우리 회사가 어디쯤인지 먼저 점검해 보세요. 해당하는 항목을 눌러 보시면 돼요.

자동화를 붙이기 전, 우리 회사 점검
0 / 7

자동화 후보를 고를 수 있는 상태예요

흐름이 꽤 정리돼 있어요. 구분표로 반복 업무를 골라 하나씩 맡겨 보세요.

체크가 많다고 늦은 건 아니에요. 어디서 시작할지가 분명해졌다는 뜻이에요.

업무 구분표는 무엇이고, 업무 매뉴얼과 어떻게 다를까요?

업무 매뉴얼이나 절차서는 '이 일을 어떻게 하는지'를 적은 문서예요. 업무의 목적, 담당자, 역할과 책임, 세부 절차마다 주의할 점, 담당자가 없을 때 처리하는 방법까지 담아요. 직원이 있는 회사라면 꼭 필요하죠.

업무 구분표는 그보다 한 걸음 앞에 있어요. 일을 한 줄에 하나씩 놓고, 그 일이 시스템 안에서 어떤 자리를 차지할지를 정하는 표예요. 매뉴얼이 사람을 위한 문서라면, 구분표는 사람과 시스템 모두를 위한 설계도에 가까워요.

칸 구성은 이래요. 업무 하나를 한 줄에 두고 일곱 칸을 채워요.

  1. 업무: '예약금 입금 확인'처럼 동사로, 작게 적어요.
  2. 누가: 지금 그 일을 하는 사람, 그리고 그 사람이 없을 때 대신할 사람까지요.
  3. 언제: 날짜보다 '계기'를 적어요. 신청서가 들어올 때, 수업을 마쳤을 때, 매달 중순처럼요.
  4. 무엇을: 그 일에 필요한 정보예요. 이름, 연락처, 회차, 금액처럼 한 칸에 한 종류씩 나눠요.
  5. 어디에: 지금 남기는 곳을 솔직하게 적어요. 카톡, 포스트잇, 원고 종이, 대표님 머릿속까지요.
  6. 반복/판단: 매번 같은 방식인지, 상황을 보고 정해야 하는지 표시해요.
  7. 맡길 곳: 사람, 시스템, 자동화, AI 가운데 어디에 둘지 적어요.

이 칸들이 그냥 정리용이 아니에요. 나중에 시스템을 설계할 때 그대로 재료가 돼요. 각 칸이 무엇으로 바뀌는지 보면, 왜 구분표가 자동화보다 먼저인지 바로 보이실 거예요.

누가담당자 필드와 화면 구성이 돼요. 대표만 보는 화면, 직원과 함께 보는 화면, 고객에게 보여 줄 화면을 나누는 기준이에요.
언제자동화가 움직이는 '신호'가 돼요. 신청서가 데이터베이스에 들어오는 순간, 상태가 '완료'로 바뀌는 순간처럼요.
무엇을데이터베이스의 속성이 돼요. 한 속성에는 한 형태의 데이터만 담도록 나눠 두어야 시스템이 읽을 수 있어요.
어디에입구를 몇 개로 모을지 정하는 근거가 돼요. 흩어진 곳이 많을수록 먼저 하나로 모아야 해요.
반복/판단자동화 후보와 사람의 몫을 가르는 기준이 돼요.
맡길 곳무엇을 직접 만들고, 무엇을 지금 쓰는 서비스로 유지할지 정하는 기획의 출발점이 돼요.

칸을 채우다 막히면 '왜'를 한 번 물어보세요. 이 일을 왜 하는지 답이 나오지 않는다면, 자동화할 일보다 없앨 일에 가까울 수 있어요.

칸을 채우기 전에, 지금 쓰는 서식부터 꺼내 놓으세요

구분표는 머리로 쓰면 빈칸이 생겨요. 시작하기 전에 지금 쓰는 종이 서식, 엑셀 파일, 메신저 대화방, 자주 보내는 안내 문구부터 꺼내 놓으세요. 우리 회사의 업무는 이미 그 안에 다 흩어져 있거든요.

복길씨 인쇄디자인 김여진 대표님은 손님이 오면 종이에 날짜와 연락처, 요청 내용을 적고, 작업이 끝나면 그 원고 종이를 '완료 원고 통'에 넣었어요. 그 종이 한 장이 작업 지시서이자 고객 기록이고 결제 메모였죠. 탑국어탑수학에서는 포스트잇에 적어 어딘가 붙여 두고 어디 붙였는지 찾아다니는 일이 있었고, 플레니무아는 학생들의 희망 시간을 카톡으로 물어 워드에 옮겨 적었어요.

이런 것들이 전부 구분표의 '어디에' 칸에 들어갈 답이에요. 부끄러워하실 필요 없어요. 지금 어디에 남기고 있는지를 솔직하게 적어야, 어디로 옮길지가 정해져요.

업무는 얼마나 잘게 적어야 할까요?

생각보다 잘게요. '고객 관리'처럼 덩어리로 적으면 어디까지 했는지가 보이지 않아요. '예약금 입금 확인', '계산서 발행'처럼 동사 하나로 끝나는 크기가 좋아요. 작게 나눠 두면 끝난 것과 남은 것이 저절로 갈라져요.

여진 대표님도 처음엔 '이렇게까지 내 일을 하나씩 나눠야 하나' 싶으셨대요. 그러다 습관이 된 뒤에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습관이 되기 전까지는 정말 힘들 거예요. 처음엔 수고스러울 정도로 많이 쪼개 놓으니 일이 늘어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어요. 그런데 습관으로 자리 잡고 나면 수고스럽다기보다 확실해져요. — 김여진 대표님

바로 따라 만들 수 있는 업무 구분표 예시

예약을 받고, 결제를 확인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종이라면 흐름이 거의 비슷해요. 실제 고객사에서 정리했던 흐름을 모아 예시 표로 만들어 봤어요. 우리 회사 업무로 바꿔 적어 보세요.

업무누가 · 언제무엇을 · 어디에구분 → 맡길 곳
문의·신청 접수고객 · 문의할 때이름·연락처·희망 날짜 → 경로가 달라도 같은 신청서 하나로반복 → 시스템
접수 안내시스템 · 신청서가 들어오는 순간접수 확인과 상담 링크 → 알림톡반복 → 자동화
상담·일정 조율대표 · 접수 후고객의 요청과 고민 → 상담 기록판단·신뢰 → 사람
사전 질문 받기고객 · 상담 전원하는 컨셉과 고민 → 설문지로 받아 데이터로 쌓기받기는 시스템, 피드백은 사람
예약 확정대표 · 상담이 끝났을 때확정 여부 → 버튼 하나로 상태 변경판단 → 사람이 누르고, 이후 안내는 자동화
입금 확인대표 · 입금을 확인했을 때금액·날짜 → 예약 기록판단 → 사람 (카드 결제라면 자동화 가능)
사전 안내·체크리스트시스템 · 입금 확정 버튼을 누른 뒤준비 사항과 작성 기한 → 체크리스트 링크반복 → 자동화
장소 안내시스템 · 촬영·방문 전만날 곳 설명과 지도 링크 → 장소 데이터에서 불러오기반복 → 자동화
회차별 결제 안내시스템 · 수업 완료 체크가 쌓였을 때남은 회차 → 결제 안내가 필요한 명단반복 → 자동화
미결제 리마인드시스템 · 매일 정해진 시간미결제 명단 → 문자반복 → 자동화 (발송 비용 확인)
계산서 발행담당자 · 결제 완료 후발행 여부 → 완료 처리 전까지 목록에 남김반복 → 시스템
상담 후속 자료대표 · 상담 기록이 쌓인 뒤상담 내용 → 요약과 자료 초안반복 + 검토 → AI 초안, 사람이 확인

접수부터 장소 안내까지는 선연스튜디오, 사전 질문은 스튜디오 오브, 회차에 따른 결제 안내는 플레니무아, 리마인드 시간은 디블러 세미나, 계산서 누락은 복길씨 인쇄디자인, 상담 후속 자료는 비스타에서 실제로 다룬 흐름이에요.

이 표를 쓸 때 실무 팁을 몇 가지 덧붙일게요.

  • '언제' 칸에 '수시로', '필요할 때'가 적혀 있다면 아직 계기가 정해지지 않은 거예요. 그 줄은 자동화 후보에서 잠시 빼 두세요.
  • '누가' 칸에 대표님 이름만 줄줄이 있다면, 대표가 없을 때 멈추는 일이 그만큼 많다는 신호예요.
  • 리마인드처럼 시간이 중요한 일은 '24시간 뒤'보다 '매일 점심시간'처럼 받는 사람 입장에서 시간을 정하세요. 24시간 뒤로 잡으면 새벽에 연락이 갈 수도 있거든요.
  • 자동으로 나가는 안내는 지금 실제로 보내던 문구에서 시작하세요. 새로 쓰는 것보다 훨씬 빨라요.

'반복'으로 표시한 줄 하나가 한 달에 시간을 얼마나 쓰는지도 계산해 보세요. 한 번에 몇 분 안 걸리는 일이 생각보다 큰 시간을 먹고 있을 때가 많아요. 우리 회사 숫자로 바꿔 넣어 보시면 돼요.

반복 업무 한 줄, 한 달에 몇 시간일까

이 업무에 쓰는 시간

18.3시간

기본값은 예시예요. 접수 안내, 입금 안내처럼 '반복' 줄마다 따로 넣어 보세요.

표를 다 채워도 오른쪽 끝 칸이 전부 '자동화'가 되지는 않아요. 그게 자연스러워요. 이 표의 목적은 자동화할 일을 많이 찾는 데 있지 않고, 사람이 꼭 붙들어야 할 일을 분명히 하는 데 있거든요.

고객 한 명을 두고, 사람과 시스템은 어떻게 번갈아 일할까요?

구분표를 다 채우면 업무가 세 갈래로 보이기 시작해요. 고객이 하는 일, 대표나 직원이 하는 일, 시스템이 하는 일이요. 이걸 시간 순서대로 늘어놓으면 일이 누구 손을 거쳐 흘러가는지 한눈에 보여요.

웨딩 스냅을 찍는 선연스튜디오 황광현 대표님과 그린 예약 흐름을 그대로 옮겨 볼게요.

선연스튜디오 예약 흐름, 누가 언제 일할까

01신청서 작성

고객

02접수 알림톡

시스템

03채널 상담

대표

04예약 확정

대표

05예약금 안내

시스템

06입금 확인

대표

07사전 안내

시스템

08계약서 서명

고객

09장소·지도

시스템

대표님이 직접 손대는 곳은 상담, 확정, 입금 확인. 나머지는 고객의 행동이나 대표님의 버튼이 신호가 돼요.

문의는 스레드, 인스타그램, 블로그, 카카오 채널, 지인 소개로 들어와요. 그래도 모두 같은 신청서를 쓰게 했어요. 신청서가 데이터베이스에 들어오는 순간이 첫 신호가 되고, 접수 확인 알림톡과 카카오 채널 상담 링크가 바로 나가요.

상담은 대표님이 직접 해요. 날짜가 맞고 계약하겠다는 답을 받으면 '예약 확정' 버튼을 눌러요. 계약하지 않거나 연락이 끊기는 고객도 있으니, 확정된 건만 다음 단계로 넘어가게 한 거예요. 계좌 이체로 받기 때문에 입금 확인도 대표님 몫이에요. 확인하고 버튼을 누르면 사전 안내와 체크리스트 링크가 나가고, 5분 뒤에는 전자계약서 안내가 이어져요.

눈여겨볼 곳은 '대표' 줄이에요. 판단이 필요한 자리마다 버튼 하나를 두었어요. 사람이 판단하고, 그 판단이 데이터로 남는 순간 다음 일이 시스템으로 넘어가요. 구분표의 '반복/판단' 칸이 이렇게 화면의 버튼이 돼요.

마지막 칸인 장소 안내는 제가 꼭 넣자고 했던 부분이에요. 어디에 주차하면 좋은지, 어디서 만나야 촬영하기 좋은지는 작가님이 이미 알고 있잖아요. 고객이 '어디서 만나요?' 하고 묻기 전에 먼저 건네는 거예요. 자동화는 대표님 손을 덜어 주는 일이기도 하지만, 고객이 묻기 전에 필요한 정보를 먼저 건네는 일이기도 해요.

하나 더 말씀드리면, 선연스튜디오는 이 흐름을 별도의 앱 없이 데이터베이스와 자동화만으로 연결했어요. 고객이 날짜를 골라 바로 신청하는 예약 스케줄 앱은 다음 단계로 제안드렸고요. 흐름과 데이터 자리가 먼저 있으니, 앱을 붙일 때도 그 데이터베이스로 그대로 들어오게 만들면 돼요.

무엇을 사람에게 두고, 무엇을 시스템과 AI에 맡길까요?

기본은 간단해요. 매번 같은 방식으로 하는 일은 맡길 후보, 상황을 보고 판단하는 일은 사람의 몫이에요. 그런데 실제로 구분표를 채워 보면 애매한 줄이 꽤 나와요. 반복은 되는데 정해진 규칙이 없는 일, 판단은 필요한데 기준은 정해져 있는 일이요.

그래서 저는 두 축으로 나눠 봐요. 그 일이 반복되는지, 그리고 처리하는 규칙이 정해져 있는지. 칸을 눌러 보시면 실제 사례에서 나온 업무가 보여요.

무엇을 맡길까, 두 축으로 나누기

↑ 위쪽 매번 반복→ 오른쪽 규칙 있음

자동화 1순위

반복되고 규칙도 정해진 일이에요. '언제' 칸의 계기에 그대로 자동화를 붙이면 돼요. 발송 비용이 드는 채널인지만 함께 확인하세요.

접수 안내회차별 결제 안내미결제 리마인드당일 안내

왼쪽 위 칸의 일은 규칙을 정하면 오른쪽으로 옮겨 가요. 구분표를 고칠수록 자동화할 일이 늘어나는 이유예요.

구분표에서 따로 표시해 둘 순간이 하나 더 있어요. 고객과 신뢰를 쌓는 순간이에요. 반복되는 알림은 당연히 자동화하는 게 맞지만, 고객과 관계를 맺어야 하는 상황은 자동화의 예외로 두시길 권해요.

프로필 스튜디오 오브 김지안 대표님은 휴일이 끝나면 사전 미팅 카톡이 100개 넘게 쌓여 있었대요. 고객들이 의상과 컨셉 이야기를 한꺼번에 쏟아 내면 직원이 하나하나 읽고 답했으니까요. 그래서 컨셉을 먼저 보여 드리고, 원하는 컨셉과 고민은 설문지로 받게 바꿨어요. 답은 데이터로 쌓이고, 피드백은 담당자가 직접 적어요. 받는 일은 시스템에, 답하는 일은 사람에게 둔 거예요.

헷갈리는 줄이 있다면 이 질문들로 갈라 보세요.

  • 열 번을 해도 방식이 같나요? 그렇다면 맡길 후보예요.
  • 상황마다 답이 달라지나요? 판단은 사람이 하고, 그 뒤의 안내만 맡기세요.
  • 틀리면 돈이나 신뢰에 바로 금이 가나요? 복길씨 김여진 대표님은 결제 내역을 원고 종이에 적던 시절, 이미 결제한 손님에게 미납 연락을 한 적도 있었대요. 이런 일은 마지막 확인을 사람이 해요.
  • 고객이 '나를 기억해 주는구나' 하고 느껴야 하는 순간인가요? 사람이 직접 해요.
  • 받는 일과 답하는 일을 나눌 수 있나요? 받는 건 시스템, 답은 사람이에요.

AI에게 맡길 칸은 어디일까요?

AI는 구분표에서 '반복 + 검토' 칸에 잘 맞아요. 쌓인 기록을 요약하고, 초안을 만들고, 자료로 다듬는 일이요. 강점 브랜딩 코치 비스타의 김인숙 대표님은 설문지로 받은 사전 질문을 AI와 발표 자료 제작 도구로 이어 가요. 예전엔 코칭 뒤 후속 자료를 만들 여력이 없어 말로 마무리하곤 했는데, 지금은 쌓인 데이터로 빠르게 짤 수 있게 됐어요.

다만 AI가 만든 결과를 고객에게 그대로 내보내지는 않아요. 초안은 AI가, 확인은 사람이. 구분표의 '맡길 곳' 칸에 'AI 초안 → 사람 확인'처럼 두 단계로 적어 두시면 돼요.

구분표를 먼저 만든 회사는 무엇이 달라졌을까요?

숫자로 남은 변화부터 보여 드릴게요. 모두 인터뷰와 컨설팅 기록에 있는 숫자예요.

흐름을 나누고 자리를 모은 뒤

7명 → 1명

수강 신청 기간에 붙던 인력

탑국어탑수학

카톡 100개+ → 설문 하나

휴일 뒤 쌓이던 사전 미팅 문의

스튜디오 오브

탑국어탑수학은 수강 신청 기간마다 일곱 명이 붙었어요. 오픈 시간을 문자로 알리면 구글 폼과 네이버 링크로 신청이 몰려 들어왔고, 그걸 다시 엑셀로 옮겨 계좌를 안내했죠. 지금은 신청이 순서대로 한곳에 들어오고 결제 안내가 한 번에 나가서, 한 명이 다 처리해요.

여기서 자동화가 한 일은 안내를 한꺼번에 보낸 것뿐이에요. 그게 가능했던 건 신청이 한 자리로 모였기 때문이에요. 구분표로 치면 '어디에' 칸을 하나로 고친 거예요.

패션디자인 스튜디오 플레니무아의 조윤정 대표님은 수업 외의 일에 치여 결제 안내를 놓치곤 했어요. 몇 주에서 몇 달까지 수강료를 받지 못한 적도 있었고, 학생이 먼저 '수강료 언제 내야 돼요?' 하고 묻기도 했대요. 그래서 새 일을 더하지 않고, 이미 하던 일 위에 데이터가 쌓이게 했어요. 수업일지에서 수업을 '완료'로 체크하면 회차가 세어지고, 결제 안내가 필요한 학생 명단이 저절로 정리돼요. '언제' 칸의 계기를 수업 완료 체크로 정한 거예요.

복길씨 인쇄디자인은 완료 원고 통이 사라진 자리에 완료 버튼이 생겼어요. 여진 대표님이 버튼을 누르지 않는 한 그 일은 목록에 그대로 남아요. 놓치던 일이 거의 사라졌고, 계산서도 빠짐없이 발행하게 됐대요.

네 곳 모두 자동화 기능을 화려하게 붙인 건 아니에요. 먼저 일을 나눴고, 기록이 쌓일 자리를 정했고, 그다음에 맡길 일을 맡겼어요.

데이터베이스, 자동화, AI, 웹앱 개발은 어떤 순서로 쌓아야 할까요?

구분표 다음 순서는 정해져 있어요. 아래층이 받쳐 줘야 위층이 서요.

  1. 업무 구분표 — 누가·언제·무엇을·어디에, 반복과 판단을 나눠요
  2. 데이터베이스 설계 — 흩어진 기록이 한곳에 쌓일 자리를 만들어요
  3. 자동화 — '언제' 칸의 계기마다 안내와 알림을 붙여요
  4. AI · 웹앱 — 쌓인 데이터로 요약하고, 우리 회사에 맞는 화면을 만들어요

자동화도 AI도 일할 재료가 있어야 움직여요. 그 재료가 대표님의 데이터예요. 비스타 김인숙 대표님이 저를 다시 찾은 이유도 결국 AI였어요.

AI를 너무너무 잘 쓰고 싶은데 인풋이 엄청 중요한 거예요. 그런데 제 인풋은 흩어져서 파일로만 있었어요. — 김인숙 대표님

코칭 한 건이 신청부터 후속 작업까지 한 흐름으로 쌓이게 정리한 뒤에야, AI가 제 역할을 하기 시작했어요.

AI로 웹앱까지 만드는 시대에도 구분표가 필요할까요?

요즘은 누구나 AI로 코드를 짜서 앱을 만들 수 있어요. 제 컨설팅 방식도 달라졌어요. 예전엔 쓸 도구부터 골라야 했어요. 기록할 프로그램을 고르고, 거기에 연결할 자동화 도구를 고른 다음에 시작했죠. 지금은 무엇을 만들지 방향부터 분명히 해요.

업무가 처음부터 끝까지 어떻게 흐르는지 흐름도를 함께 그리고, 그 사이에 필요한 시스템과 자동화를 기획해요. 기획 문서와 기능 명세를 쓴 다음, 화면을 만들면서 뒷단의 데이터베이스를 설계하고요. 출결을 찍는 키오스크도, 견적서를 만들어 바로 보내는 기능도, 고객만 들어오는 웹앱 페이지도 직접 만들 수 있게 됐어요.

그래도 첫 단계는 그대로예요. 문제를 찾고 흐름을 그리는 일이요. 일은 몸으로 잘 하시는데, 그걸 문서로 풀어 AI에게 전하는 걸 어려워하시는 분이 많아요. 그러면 AI가 만들어 준 결과가 맞는지도 판단하기 어렵고요. 업무 구분표는 그 흐름도와 기획 문서의 재료가 돼요.

다 만들 수 있다고 해서 다 유지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누가 운영하고 고칠지 정해야 하고, 출결이나 인건비, 계약서 같은 민감한 정보는 보안 책임도 우리가 져야 해요. 작은 회사에는 열어 주지 않는 연동 기능도 있어서, 지금 쓰는 서비스를 계속 써야 하는 부분도 분명히 있어요.

업무 구분표는 한 번 만들면 끝인가요?

아니요. 구분표는 처음 만든 날이 가장 엉성해요. 실제로 돌려 보면 빠진 줄이 나오고, 예외가 나오고, '언제' 칸이 틀린 줄도 나와요. 선연스튜디오도 흐름이 거의 완성된 지금까지 사이사이 보완할 곳이 계속 나오고 있어요.

업무 절차서도 마찬가지예요. 처음 만들어 놓고 멈춰 있으면, 직원들도 찾아보지 않고 대표님도 다시 보지 않게 돼요. 그러면 업무 절차는 사람마다 제각각이 되고, 결과물의 품질도 들쭉날쭉해져요. 그래서 저는 구분표를 계속 돌아가는 고리로 보시라고 말씀드려요.

구분표를 계속 고쳐 쓰는 고리
업무 구분표적기돌려 보기듣기고치기공유
1적기업무를 한 줄씩, 지금 방식 그대로
2돌려 보기실제 업무에 올려 써 보기
3듣기매일 쓰는 직원에게 막힌 곳 묻기
4고치기빠진 줄, 틀린 계기 바로잡기
5공유바뀐 내용을 팀에 알리기

한 바퀴 돌 때마다 '규칙부터 정할 일'이 '자동화 1순위'로 옮겨 가요.

이 고리에서 가장 많이 빠뜨리는 칸이 '듣기'예요. 디블러는 시스템을 매일 쓰는 직원분들과 한 분씩 따로 만나, 어떤 부분이 개선되면 좋겠는지 들었어요. 구분표의 '언제'와 예외는 그 일을 매일 하는 사람이 가장 잘 알거든요.

한 번 제대로 그려 둔 흐름은 다음에도 그대로 다시 써요. 디블러 세미나 흐름은 다음 세미나 때 랜딩페이지만 새로 만들어 연결하면 되게 짰어요. 스튜디오 오브 지안 대표님은 시스템이 갖춰져 있으니 누가 들어오고 나가도, 새 업무를 추가해도 확장하기가 쉽다고 하셨고요. 다음에 무엇을 만들든 붙일 자리가 이미 있는 거예요.

오늘 시작한다면, 이 순서로

  1. 돈과 고객이 오가는 흐름 하나를 골라요. 문의에서 결제까지가 가장 좋아요.
  2. 그 흐름에 쓰는 종이 서식, 엑셀, 대화방, 안내 문구를 전부 꺼내 놓아요.
  3. 업무를 동사로 한 줄씩 적고, 일곱 칸을 채워요.
  4. '반복/판단' 칸을 보고 두 축으로 나눠, 자동화 1순위 줄을 하나만 골라요.
  5. 그 줄의 정보가 쌓일 자리부터 만들고, 한 달 뒤 표를 다시 열어 고쳐요.

자동화는 대표님의 시간을 돌려주는 좋은 도구예요. 다만 무엇을 맡기고 무엇을 지킬지 정한 다음에야 제대로 일해요. 구분표는 그 결정을 적어 두는 가장 작은 설계도이고요.

대표님 회사에서 매주 같은 방식으로 반복되는 일, 지금 몇 줄이나 떠오르시나요? 그중 '언제' 칸을 바로 채울 수 있는 줄은 몇 개인가요?

당신의 기록으로 성장을 이끄는,
킵코드 대표 이주희


자주 묻는 질문

업무가 너무 많은데, 구분표에 전부 적어야 하나요?

처음부터 전부 적을 필요는 없습니다. 문의에서 결제까지처럼 돈과 고객이 오가는 흐름 하나부터 적으시길 권합니다. 탑국어탑수학의 수강 신청이나 플레니무아의 회차별 결제 안내처럼, 그 흐름 하나만 정리돼도 반복 업무가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나머지 업무는 같은 칸 구성으로 하나씩 늘려 가시면 됩니다.

자동화 도구나 시스템부터 골라 두면 안 되나요?

구분표의 '언제'와 '어디에' 칸이 정해져야 어떤 도구가 맞는지도 정해집니다. 도구를 먼저 고르면 일하는 방식을 도구에 맞추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자와 알림톡처럼 발송마다 비용이 드는 자동화도 있어서, 어디에 붙일지 정한 뒤에 고르는 편이 비용 면에서도 유리합니다.

업무 구분표를 AI에게 만들어 달라고 해도 되나요?

초안을 잡는 데는 충분히 도움이 됩니다. 다만 AI는 대표님이 말해 준 만큼만 알기 때문에, 빠진 업무나 예외 상황을 스스로 찾아 주지는 못합니다. 실제 서식과 대화방을 펼쳐 놓고 직접 확인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고, 컨설팅에서도 그 빈칸을 함께 찾는 데 가장 많은 시간을 씁니다.

자동화를 하려면 꼭 웹앱을 따로 개발해야 하나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선연스튜디오는 별도의 앱 없이 데이터베이스와 자동화만으로 문의부터 계약까지 안내를 연결했습니다. 웹앱 개발은 데이터베이스 설계가 끝난 뒤에 필요할 때 더하는 다음 단계입니다. 직접 만들 부분과 지금 쓰는 서비스를 계속 쓸 부분은 구분표를 보며 함께 정합니다.

직원이 있는 회사라면 구분표를 누가 써야 하나요?

대표님이 틀을 잡고, 그 일을 매일 하는 직원과 함께 채우시길 권합니다. 계기와 예외는 실제로 일하는 사람이 가장 잘 알기 때문입니다. 디블러도 시스템을 매일 쓰는 직원분들과 한 분씩 따로 만나 개선할 점을 들었습니다. 담당자가 없을 때 누가 대신하는지도 이때 함께 적어 두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