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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업과 킵코드를 함께 끌고 가던 마지막 가을

2025년 가을, 결혼식과 퇴사와 이사가 한 계절에 몰렸습니다. 두 개의 일을 동시에 하던 하루가 어땠는지, 비슷한 일을 하면 시너지가 날 거라는 기대가 왜 어긋났는지, 그 시기를 버티게 한 작은 구조를 돌아봤어요.

이주희#킵코드 스토리

2025년 가을의 달력은 빈칸이 없었어요. 10월 말에는 본업을 정리하고, 12월 13일에는 결혼식을 올리고, 이듬해 1월 중순에는 이사를 하기로 했어요. 그 와중에도 킵코드 컨설팅 예약은 평소처럼 차 있었고요.

큰일이 한 계절에 겹치면 일정보다 판단이 먼저 지쳐요. 무엇을 고를지 정하고, 정한 것을 실행하고, 그 결과를 감당하는 일이 동시에 여러 개씩 돌아갔거든요. 본업과 킵코드를 함께 끌고 가던 마지막 계절을 기록해 둬요.

두 개의 일을 동시에 한다는 건 어떤 하루였을까요?

그해 본업은 여의도에 있었어요. 집은 의정부였고요. 재택을 섞어도 출근길은 늘 변수였어요. 길이 비면 35분이면 닿는데, 막히는 날엔 두 시간을 넘겼어요.

본업이 있던 여의도
본업이 있던 여의도
그 무렵의 평일 하루
7:00–9:00출근길
9:00–18:00본업
18:00–21:00킵코드 컨설팅
21:00–22:30버티기 위한 운동
22:30–23:30귀가

당시 하루를 시간대로 옮겨 본 그림이에요. 막히는 날엔 출근길만 두 시간이 넘었고, 집 문을 여는 시간은 대개 밤 11시 이후였어요.

본업이 끝나면 킵코드의 시간이 시작됐어요. 컨설팅을 마치고, 체력이 무너지지 않게 운동까지 하고 나면 하루가 거의 끝나 있었죠. 몸이 조금씩 닳아 가는 게 느껴졌어요. 길 위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예민함도 같이 쌓였고요.

두 개의 일이 한 책상 위에서 돌아가던 날들
두 개의 일이 한 책상 위에서 돌아가던 날들

비슷한 일을 하면 시너지가 날까요?

그 회사를 고른 이유는 분명했어요. 본업과 킵코드가 비슷한 방향이라면, 둘이 서로를 밀어 줄 거라고 생각했어요.

실제로는 반대였어요. 비슷한 일을 다른 방향으로 해야 하니 부담이 두 배, 세 배로 커졌어요. 제가 킵코드로 가고 싶은 길과 회사가 가는 길이 달랐고, 그 차이를 매일 견디는 게 생각보다 큰 스트레스였어요.

저울은 어느 쪽으로 기울었을까

본업

길게는 편도 두 시간의 출퇴근

방향이 다른 비슷한 업무

두세 배로 커진 중압감

킵코드

5년 차, 단단해진 내 사업

내가 가고 싶은 방향

꾸준히 이어지는 컨설팅

일이 닮았다고 짐이 가벼워지지는 않았어요. 방향이 다르면 오히려 무게가 늘어났어요.

결국 회사에 작별을 고했어요. 쉽게 내린 결정은 아니었어요. 지금이 맞는 때인지, 커리어의 방향을 어디까지 틀어야 하는지 오래 붙들고 있었어요. 계약 기간이 남은 신혼집으로의 이사 준비까지 겹치면서, 밤이면 몸 이곳저곳이 다시 아파 오곤 했어요.

저녁마다 대표님들을 만나던 컨설팅 자리
저녁마다 대표님들을 만나던 컨설팅 자리

안정을 찾으면 불안이 줄어들까요?

저에게 결혼은 오랫동안 '안정'과 같은 말이었어요. 불안을 잘 느끼는 편이라, 든든한 사람과 평생을 약속하면 마음이 조금은 가라앉을 거라고 막연히 기대했어요.

그런데 결혼을 앞둔 그 가을, 불안은 오히려 가장 커져 있었어요. 결혼식 준비만으로도 정할 게 끝이 없었어요. 너무 줄이면 누군가는 낯설어하고, 제 고집대로만 하면 유난스러워 보일 수 있었죠. 그래서 꼭 필요한 것만, 요즘 방식에 맞춰 단단하게 챙기기로 했어요. 비용은 둘이 정한 선을 지켰어요. 가장 아까웠던 건 돈이 아니라 시간이었어요.

흔들리는 시기를 버티게 한 건 무엇이었을까요?

다행히 곁에 있는 사람이 제가 바라던 안정감을 주는 사람이었어요. 쉽게 불안해지는 저를 늘 차분하게 붙잡아 줬어요.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었어요. 출근길의 짧은 통화, 여유 있는 날 점심이나 퇴근 뒤의 통화, 늦게 들어온 저를 맞아 주는 인사, 잠들기 전 하루를 정리하는 대화. 매일 같은 시간에 돌아오는 이 작은 반복이 버팀목이 됐어요. 스트레스는 그대로였는데, 통증이 찾아오는 날과 그 강도는 눈에 띄게 줄었어요.

이 경험이 일에도 그대로 통한다고 생각해요. 흔들리는 시기를 버티게 하는 건 큰 결심보다 매일 같은 자리에서 반복되는 작은 구조예요. 킵코드가 대표님들과 업무 루틴을 설계하는 이유도 결국 여기에 있어요.

큰 결정 앞에서 저는 어떻게 고를까요?

저는 고민은 깊고 넓게 하되, 결정은 빨리 내리는 편이에요. 그래서 지나온 선택에 미련이 크지 않아요. 이직을 더 신중하게 할걸, 집을 더 오래 볼걸 하는 후회는 거의 없어요.

떼어 놓을 수 없는 세 고리

가치 판단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줄일지

결정

깊고 넓게 고민하고, 빠르게

책임

두려움보다 배움으로

하나를 고르면 나머지 둘이 따라와요. 그래서 결정은 늘 책임까지 함께 지는 일이에요.

중요한 건 결과보다 그 결과를 받아들이는 태도라고 생각해요. 모든 선택에는 책임이 따르지만, 그 책임을 겁내기보다 배울 거리로 삼고 싶어요. 환경이 어떻든 제 속도와 방향을 지키려고 해요. 이제는 함께 걷는 사람의 속도도 맞춰야 하지만, 혼자 걱정하고 혼자 결정하던 때보다 훨씬 든든해요.

가장 아쉬웠던 건 무엇이었을까요?

남은 업무를 10월까지 마무리하고, 12월에는 결혼식을 치르고, 신혼여행 7박 동안은 노트북과 잠시 떨어져 지내기로 했어요. 1월이 되면 이사도 끝날 테니, 그때의 제가 알아서 잘 정리하리라 믿었어요. 남은 질문은 하나였어요. 다시 본업을 가질지, 이제 5년 차가 된 킵코드에 온전히 집중할지.

그해 가을의 저녁 하늘
그해 가을의 저녁 하늘

그 가을을 지나며 가장 아쉬웠던 건 큰 결정이 아니었어요. 여유가 없다는 이유로 그 시간을 제대로 기록하지 못했다는 거였어요. 그래서 앞으로는 삶과 결정의 순간을 조금 더 부지런히 남기기로 했어요. 기록이 쌓여야 다음 결정도 덜 흔들리니까요.

대표님은 지금, 어떤 결정의 고리 한가운데에 서 계신가요?

당신의 기록으로 성장을 이끄는,
킵코드 대표 이주희